중국 국유 에너지 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China General Nuclear Power Corporation)의 한국 내 발전사업을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GN은 한국에서 발전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외국계 에너지 기업 가운데 하나지만, 미국 정부가 핵기술 및 군사·안보와 관련한 이유로 수출통제 및 중국 군산복합체 관련 제재 대상에 올린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외국인 투자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 법무부는 2016년 CGN과 관련 인물을 핵물질 개발 및 생산과 관련한 미국 법 위반 공모 혐의로 기소했으며, 2019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CGN을 수출통제 대상인 Entity List에 올렸다. 이어 2021년 미국 재무부도 CGN을 중국 군산복합체 관련 기업 목록에 포함했다.
CGN의 성격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과거 중국광동핵전집단을 중앙기업으로 분류하고 핵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전력 생산·공급 등을 주요 사업으로 명시했다. 이후 해당 기업은 중국광핵그룹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따라서 CGN을 중국의 일반적인 민간 발전사업자로만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 소유 에너지 산업 체계와 연결된 기업이라는 점이 확인된다.
한국에서의 사업 규모와 관련해서는 보다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제시된 자료에는 CGN의 한국 내 발전설비 규모가 약 2.2GW와 2.72GW로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지만, 현재 확인된 공개 1차 자료만으로는 이 차이가 실제 미공개 발전설비 500MW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당 수치가 사실이라면 시설별 지분율과 발전용량, 운영권, 자회사 구조를 기준으로 전수 대조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총설비 숫자의 차이를 근거로 ‘숨겨진 설비’가 존재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미국의 CGN 관련 조치는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 법무부는 2016년 CGN을 중국 국영기업으로 설명하면서 CGN의 핵기술 관련 활동과 앨런 호의 활동을 둘러싼 형사 사건을 발표했다. 이후 앨런 호는 2017년 미국 원자력법 위반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2019년 미국 상무부는 CGN과 중국광핵그룹을 미국 수출통제 규정상 Entity List에 포함시켰으며, 현재 BIS 규정에서도 CGN에 대한 관련 통제가 확인된다. 2021년에는 미국 재무부의 Non-SDN Chinese Military-Industrial Complex Companies List에도 CGN이 등재됐다.
이 같은 전력 인프라와 국가안보의 연결성은 한국에서도 별도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발전소는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에 그치지 않고 산업단지와 지역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연결된다. 특히 대규모 제조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발전시설이 위치할 경우 해당 시설의 운영 안정성은 산업 공급망과 직결된다. 따라서 외국 정부와 연계된 기업이 국내 핵심 에너지 시설을 보유하거나 운영하는 경우에는 정상적인 경제적 투자심사와 별개로 사이버보안, 제어시스템 접근권한, 공급망 보안, 비상시 대응체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 차원에서도 이 문제는 단순한 국내 기업 규제의 영역을 넘어설 수 있다. 미국이 특정 중국 기업을 국가안보와 관련된 수출통제 및 군산복합체 목록에 올렸다면, 한국 내 해당 기업의 핵심 인프라 운영과 관련해 동맹 차원의 정보보안 기준과 위험평가를 어느 수준까지 공유할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소의 디지털 제어망과 통신 인프라가 외부 공급업체의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소유권뿐 아니라 기술적 접근권한과 유지보수 체계까지 살펴봐야 한다.
CGN과 국내 법인의 실제 소유구조와 지분율, 발전소별 설비용량과 운영권, 제어시스템의 공급 및 유지보수 구조, 외부 원격접속 여부, 국가 중요시설과의 전력계통 연계성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검증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관련 제재 및 수출통제 내용이 한국 내 사업에 어떠한 안보적 함의를 갖는지도 한미 간 협의를 통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