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 = 조이안기자] ‘스타트렉’의 장뤼크 피카드 함장과 ‘엑스맨’의 찰스 자비에 교수로 알려진 영국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가 86세로 별세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그는 7개 십년에 걸쳐 영화와 방송, 고전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동했고, 2010년에는 드라마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스튜어트는 1940년 7월 13일 영국 요크셔의 미어필드에서 태어났다. 아마추어 연극에 참여했던 어머니의 격려와 학교 교사가 소개한 셰익스피어 작품을 계기로 연기에 관심을 키웠다. 첫 공개 공연은 지역 교회가 올린 ‘신데렐라’였다. 15세에 학교를 떠난 뒤 지역 신문 듀즈버리 리포터에서 기자와 부고 작성자로 일하면서 지역 연극 활동을 병행했으나, 결국 연기를 택했다.
브리스틀 올드 빅에서 장학금을 받고 수학한 그는 이후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 합류했다. 1967년에는 드라마 ‘코로네이션 스트리트’에서 소방관을 연기하며 TV에 데뷔했고, 1970년 피터 브룩이 연출한 ‘한여름 밤의 꿈’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다. ‘더 폴 오브 이글스’에서는 레닌을 맡았으며, ‘아이, 클라우디우스’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에도 출연했다. 1984년에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를 떠나 내셔널 시어터로 옮겼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전환점은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었다. 제작자 로버트 L. 저스트먼은 로스앤젤레스의 셰익스피어 수업에서 강연하던 스튜어트를 보고 새 함장으로 주목했다. 스튜어트는 당시 원작 시리즈를 잘 알지 못했고 작품의 장기 흥행에도 회의적이었지만, 재정적인 사정 등을 고려해 6년 계약을 맺었다.
시리즈의 성공으로 피카드는 그의 대표 배역이 됐다. 그는 TV 시리즈 외에도 ‘스타트렉’ 영화 네 편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했다. 다만 강하게 각인된 이미지가 다른 영화 배역을 얻는 데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후 ‘엑스맨’ 시리즈에서 자비에 교수를 맡았고, 오랜 친구 이언 매켈런은 매그니토로 함께 출연했다.
영상 매체에서 명성을 얻은 뒤에도 연극 활동은 이어졌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1인극으로 공연하며 40명의 인물을 혼자 소화했다. 1995년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를 연기했고, 1997년에는 흑인들이 사는 아프리카 국가의 백인 용병으로 재해석한 오셀로를 무대에 올렸다.
2007년에는 해리엇 월터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 호흡을 맞췄고, 같은 해 처음으로 맥베스를 연기했다. 2009년에는 매켈런과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했다. 두 사람은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과 해럴드 핀터의 ‘노 맨스 랜드’를 번갈아 공연했다. 스튜어트는 ‘스타트렉’ 비디오게임에서도 피카드의 목소리를 맡았으며 영국과 미국의 광고 음성 작업에도 참여했다.
무대 밖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국제앰네스티의 가정폭력 관련 영상에 참여해 어린 시절 어머니가 겪었던 폭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향 요크셔와의 인연을 유지했고, 평생 허더즈필드 타운 축구팀을 응원했다. 피카드로 기억되는 데 대해 그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은 언제나 장뤼크 피카드일 것이라며, 존경할 만한 인물을 만들어냈다고 믿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