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영화 제작의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가운데 한국 영화의 미래와 창작의 본질을 살펴보는 특별한 영화전이 열린다.
대한민국예술원(회장 손진책)은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서울영화센터에서 ‘2026년 대한민국예술원 영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AI 기술이 영화 제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인간 창작자의 독창성을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화전에서는 국내에서 제작된 우수 AI 단편·중편영화 8편을 선정해 상영한다. 작품 상영 후에는 감독들이 직접 관객과 만나 제작 과정과 기술 활용 경험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국내 AI 영화의 현재 수준을 확인하고 새로운 영상 제작 방식이 지닌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기존 한국 영화에 AI 기술을 적용한 실험적 작업이 눈길을 끈다.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와 정지영 감독의 ‘내 이름은’에서 한두 개의 쇼트를 AI로 수정한 영상을 공개한다. 기존 작품의 일부 장면을 인공지능으로 재구성했을 때 영상 표현과 연출 방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임권택 감독의 작품 세계를 AI가 재현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실험도 진행된다. AI에 임 감독의 영화들을 학습시키고 새로운 이야기의 설정을 제공해 시나리오를 완성하도록 한 뒤, 임 감독의 연출 양식을 적용한 하나의 시퀀스를 제작해 단편영화로 선보인다.
이 실험은 AI가 유명 감독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특징과 서사 구조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동시에 감독의 고유한 미학과 창작 의도가 기술을 통해 재현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도 제기한다.
영화 제작에 AI가 활용되면서 영상 구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작품의 학습과 활용에 따른 저작권 문제, 창작자의 고유한 표현 방식에 대한 권리, 인간의 예술적 판단과 기술의 관계 등은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영화전은 작품 상영과 포럼,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함께 살펴보는 자리다. 영화 제작자와 관객이 AI 기술의 실제 활용 사례를 접하면서 한국 영화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원 관계자는 이번 영화전이 급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영화에 관심 있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